스위스 여행: 비 오는 날 융프라우 주변 2일 일정
스위스 여행 와서 알프스 지붕에서 감상하는 설경을 꿈꾸며 융프라우의 관문 인터라켄에 도착했는데 줄줄이 비 예보에 Webcams에서 보이는 융프라우 정상에 구름만 가득하다면? 실망하지 마세요! 흐린 날에도 숨겨지지 않는 매력을 간직한 융프라우 주변 여행지들을 2일 일정으로 소개합니다. 특히 융프라우 VIP패스로 퉁 치려고 미리 기차표를 사지 않은 저 같은 여행자에게 추천하는 최적의 교통 루트를 참고하세요.
스위스 여행 첫번째 날 : 하더클룸 전망대, 이젤발트, 라우터브룬넨
하더클룸 전망대, 인터라켄의 지붕
하더클룸 전망대는 융프라우요흐의 명성에 가려 덜 유명하지만, 융프라우 3봉과 인터라켄 시내, 그리고 브리엔츠와 튠 호수까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탁 트인 경관을 마주한 순간, “우와~!” 하는 감탄사로 절로 나와요.
인터라켄 동역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정류장(Harderbahn)에서 푸니쿨라를 타면 10분 만에 이 멋진 곳에 닿을 수 있습니다.
- 푸니쿨라 운행 시간 : 09:10 ~ 20:40, 30분 간격 운행
- 푸니쿨라 왕복 가격 : 융프라우 VIP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패스 소지자 CHF 16, 동신항운 할인쿠폰 소지자 CHF 23, 정가 CHF 40
이젤발트, 유람선 타고 가서 버스 타고 돌아오기
이제, 하더클룸에서 내려오면 스위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호수 유람선을 타러 갑니다. 인터라켄 동역에 있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약 40분 가량 호수 위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리정혁 동무가 피아노를 치던 동화 같은 마을 이젤발트에 다다릅니다.
작지만 중세 고성이 남아있을 만큼 오랜 전통이 있는 이젤발트는 드라마 유명세가 아니더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로맨틱한 마을이에요. 관광객이 북적이는 드라마 촬영지에서 벗어나 마을 길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목조 주택들이 호수를 내려다보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호수를 따라 트레킹 길도 만들어져 있으니 여유 있게 걸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다음 행선지를 위해 이젤발트에서 103번 버스를 타고 20분 소요되는 인터라켄 오스트로 돌아갑니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기차를 타고 라우터브룬넨으로 향할게요.
- 유람선 운행 시간 : 인터라켄 동역에서 브리엔츠 방향 09:07~16:07(여름), 10:07~16:07(봄/가을), 1~2시간 간격 운행 * 겨울에는 운휴
- 유람선 가격(인터라켄 동역~이젤발트 편도) : 융프라우 VIP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패스 소지자 무료, 정가 CHF 18 * 동신항운 할인 쿠폰 음
- 버스 가격(이젤발트-인터라켄 동역 편도) : 융프라우 VIP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 패스 소지자 무료, 인터라켄 게스트 카드 소지자 무료, 정가 CHF 3.6
라우터브룬넨, 72개의 폭포 마을
융프라우 지역에는 그린델발트, 벵엔, 뮈렌, 멘리헨 등 알프스 산악 지방의 전형적인 목조 주택들이 초원과 어우러진 마을들이 여럿 있는데요,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라우터브룬넨을 추천! 합니다. 살인적인 스위스 교통비를 고려할 때 인터라켄 동역에서 기차표가 저렴한 편이고, “이런 곳에 사람이 산다고?!” 싶은 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예쁜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빙하에 깎인 300~500m 높이의 암벽에 둘러싸인 이 마을에는 알프스 빙하수 폭포가 여기저기서 쏟아져내리고 있는데요, 한여름에는 72개에 이른다는 이 마을 폭포 중 트륌멜바흐 폭포가 단연 압권입니다. 거의 수직으로 초당 2만 리터를 쏟아내는 물줄기가 장관인 트륌멜바흐 폭포는 빙하기 때 물방울이 수천년 동안 바위를 뚫어 만들어낸 자연과 시간의 합작품입니다.
라우터브룬넨역에서 트림뭴바흐 폭포까지 편도 3.7km 길은 목가적인 알프스 마을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트래킹 코스입니다. 길을 걷다보면 어린 아이부터 백발의 노인 커플까지 만날 수 있는 코스이니 안심하고 도전해보세요. 날씨 때문에 알프스 산악 지대에서 하이킹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거에요.
- 기차표 가격(인터라켄 동역~라우터브룬넨 왕복) : 융프라우 VIP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패스 소지자 무료, 동신항운 할인쿠폰 소지자 CHF 14, 정가 CHF 15.6
- 트륌벨바흐 폭포 입장료 : 성인 CHF 14, 어린이(만 6~15세) CHF 6
스위스 여행 두번째 날 : 베른, 튠, 세인트 베아투스
베른, 스위스 여행의 히든 스팟
두번째 날의 첫번째 목적지는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스위스의 수도 베른입니다. 네, 스위스의 수도는 취리히가 아니가 베른입니다 여러분! 스위스의 수도가 어디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을 만큼, 베른은 다른 스위스 도시들에 비해 관광지로서의 유명세가 덜한 곳인데요, 지금부터 저와 함께 스위스의 “히든 스팟”, 베른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시죠.
베른은 인터라켄에서부터 흘러온 아레강이 감싸고 있는 구시가지에 매력적인 스팟들이 모여 있어 반나절 도보 여행이 가능한 아담한 곳입니다. 베른 기차역에 내려 베른 구시가지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장미정원까지 2.1km 직선 거리에 고풍스러운 중세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건축물들이 모여 있어 지도를 펼 필요도 없이 직진만 하면 됩니다.
스위스 연방 궁전
구시가지 초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축물은 현재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위스 연방 궁전입니다. 건축물 자체도 멋지지만, 궁전의 오른쪽 아치를 통과하면 궁전 뒤 테라스에서 아레강 건너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베른 구시가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감옥탑을 지나면, 스위스 국기와 베른을 상징하는 곰 깃발이 끝없이 펼쳐진 구시가지에 들어서게 됩니다. 구시가지 양옆으로 자리한 중세 건축물은 비를 맞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는 6km 아케이드가 연결돼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중세 시대에 이렇게 큰 규모로 아케이드가 있는 건축물을 건설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구시가지 아케이드길을 따라 소품이나 디저트 가게의 진열대를 구경하거나 구시가지 대로에 있는 다채로운 조각상이 눈에 띄는 분수를 구경하다보면 시계탑 치트글로케, 아인슈타인이 2년 신혼 생활을 보내는동안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다는 아인슈타인 하우스, 스위스 최고 높이의 베른 대성당을 차례로 만나게 됩니다. 특히, 매시 정각 4분 전에 곰들과 광대가 나와 춤을 추며 정시를 알리는 시계탑 치트글로케는 프라하의 천문 시계만큼이나 매력적인 베른의 랜드마크이니 매시각 56분쯤 이곳에 몰려드는 관광객 무리에 합류해보세요.
곰 공원과 장미 정원
이제 구시가지에서 가는 곳마다 만났던 곰 깃발과 곰 형상의 인형, 석조물에 이어 실제 곰을 만나러 갑니다. 베른이라는 이름 자체가 “곰의 도시”라는 뜻으로 도시를 세운 가문이 곰 사냥을 해서 시작됐다는 전설이 있는데요, 조형물에 이어 실제 곰 공원까지 도심 안에 둔 베른시의 발상이 왠지 귀엽게 느껴집니다.
베른을 지키고 있는 곰의 영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BärenPark 곰 영상
베른 구시가지 끝에 있는 니데크 다리를 건너 곰 공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올라가면, 베른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미공원에 도착합니다. 아레강에 둘러싸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요새 같은 중세 도시의 전경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뷰포인트입니다. 베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아인슈타인 벤치에 앉아 인증샷 찍는 것도 잊지 마세요.
툰(Thun), 루체른의 카멜교만큼 아름다운 수문교가 있는 소도시
베른에서 환상적인 반나절을 보내고 인터라켄으로 돌아오는 기차역 중간에 내려 툰으로 향합니다. 툰은 하더클룸 전망대에서 봤던 툰 호수의 끝에 있는 소도시인데요, 이 지역 산업의 중심지이자 주요 군사 지역이어서 현지인이 많은 곳입니다. 베른을 건설했던 체링엔 가문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도시라서 베른과 닮은 구석이 많은 구시가지를 걸으며 베른에서 느꼈던 중세 도시의 여운을 이어가세요.
특히, 툰 호수 어귀에 있는 수문교는 루체른의 카멜교에 견줄만큼 아름다운 목조 건축물로 한여름에는 서핑을 즐길만큼 강한 물살이 인상적인 곳이니 직접 건너보세요.
세인트 베아투스 동굴, 비 오는 날 더 멋진 폭포수 장관
다음으로 오늘의 마지막 여정인 세인트 베아투스 동굴로 향합니다. 툰에서 기차로 28분 소요되는 인터라켄 서역에 내려, 다시 21번 버스를 타고 17분 남짓 호수 뷰를 즐기다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종유석이 인상적인 석회암 동굴 안에 들어가보는 것도 좋지만, 동굴 입구에서 쏟아지는 폭포수 장관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은 방문할 가치가 있습니다. 도로에서 동굴 입구까지 S자 형태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며 폭포수 모습을 360도 각도에서 감상하세요.
폭포수의 장관을 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세인트 베아투스 동굴의 폭포수 영상
두번째 날 여정 총 교통비
- 기차표 가격(인터라켄 서역~베른-튠~인터라켄 서역) : 융프라우 VIP 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 패스 소지자 무료, 베른 주변 지역을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기차 여행할 수 있는 리베로 데이 패스(Libero Day Pass) CHF 62.4
- 버스 가격(인터라켄 서역~세인트 베아투스 왕복) : 융프라우 VIP패스 소지자 무료, 스위스 패스 소지자 무료, 인터라켄 게스트 카드 소지자 무료, 정가 CHF 3.6
스위스 여행 팁과 추천 사항
1. 스위스 여행 숙소 추천
숙박비 역시 살인적인 스위스 물가를 고려할 때 예산 내에 만족스러운 숙소를 구하기 위해선 부킹닷컴(booking.com), 아고다(agoda.com)과 에어비엔비(airbnb.com) 3개 사이트를 비교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야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스위스 여행의 특성상 잠만 자는 용도로 활용할 숙소를 찾는 대신, 깨끗한 침구와 개별 침실 및 화장실은 필수 조건이었습니다. 가성비가 훌륭했던 숙소 정보를 공유하니 참고하세요.
- 숙소 : Hotel de la Paix (Bernastrasse 24, 3800 Interlaken)
- 가격 : 트윈룸 4박 5일 CHF 520 (1박당 CHF 130)
2. 게스트 카드 활용 팁
인터라켄 지역에서 숙박하게 되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에서 “게스트 카드”를 무료로 나눠주는데요, 이 게스트카드로 인터라켄 지역의 버스와 인터라켄 동역~서역 간 기차를 무제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융프라우 VIP 패스 소지자나 스위스 패스 소지자라면 별 혜택이 아니지만, 저처럼 패스가 없는 여행자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꼭 챙겨 다니세요.
- 인터라켄~이젤발트, 인터라켄~세인트 베아투스 동굴 간 버스 무료
- 인터라켄 서역~동역 간 기차 무료
- 인터라켄 중심에 있는 BUCHERER 매장에 가면 받을 수 있는 무료 기프트 바우처
3. Last But Not Least
저를 포함한 많은 여행자들이 인터라켄을 융프라우 지역 여행의 관문으로 숙소만 이용하고 다른 여행지로 이동하느라 잘 둘러보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요, 인터라켄 자체도 알프스 산악 마을만큼이나 예쁘고 힐링 되는 소도시입니다. 아레강을 둘러싼 인터라켄 주변 산책로를 꼭 한 번 걸어보세요.
이상에서 소개한 비오는 날 스위스 융프라우 주변 2일 여행 일정이 누군가의 미래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