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숙박 후기, 인생 숙소 등극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에서 보내는 특별한 하루, 포도밭과 올리브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호텔급 청결함을 자랑하는 아늑한 숙소와 정통 이탈리아 가정식의 맛을 경험해보세요.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 한 번 간 곳은 안 가는 제가 열렬히 다시 가고 싶은, 인생 숙소가 되어버린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숙박 경험을 소개합니다.
아그리투리스모로 가는 길
아그리투리스모로 가는 여정은 대부분 발도르차 평원을 지나면서 시작됩니다. 광활한 평원의 부드러운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달리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농가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길 옆에 세워진 “Agriturismo”라는 작은 표지판이 보일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 커집니다.
자, 드디어 예약해둔 아그리투리스모 Mocine의 간판을 발견했습니다. 직접 기른 포도밭에서 와인도 생산하는 농가입니다.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숙소 시설 (feat. 호텔급 청결함)
많은 사람들이 농가 숙소는 다소 불편하고 청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아그리투리스모 Mocine는 그 모든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트립니다.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첫 인상은 말끔하고 아늑한 공간이었습니다. 숙소 내부는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한 농가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깔끔하게 정돈된 침구와 흠 하나 없이 깨끗한 욕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저 봐라만 봐도 힐링이 되는 아그리투리스모 주변 풍광
8시로 예정된 저녁 식사까지 시간이 남아, 숙소 주변을 둘러봅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습니다. 끝없이 이어진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 멀리 보이는 언덕 위의 작은 집들은 마치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풍경을 감상하다가, 저도 모르게 잠깐의 꿀잠을 청했습니다. 짧지만 깊은 휴식 속에서 오늘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감동적인 저녁 식사 (feat. 정통 이탈리아 가정식)
저녁이 되어 숙소 레스토랑으로 모이면, 이미 그 특별함이 느껴집니다. 따뜻한 벽난로 앞에 앉아 이탈리아 가정식의 정통 맛을 경험할 준비를 합니다.
식사는 전채부터 시작되는데, 신선한 재료로 만든 안티파스토(Antipasto)는 각종 올리브, 견과류, 소시지, 살라미 등 다양한 풍미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토마토에 두툼한 치즈를 올린 카프레제는 고급 비스트로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비주얼입니다.
이어서 주는 파스타는 마치 한국의 칼국수를 연상케하는 도톰한 면발과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인데요, 다진 고기와 올리브유로 볶아내어 짭조름한 맛이 일품입니다. 다음 메인 요리인 대망의 토스카나식 스테이크는 향긋한 루꼴라와 고기가 어우러져 풍미가 대단했는데요, 안티파스토와 파스타로 이미 배가 불렀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마지막 디저트로 티라미스가 제공되는데요, 과하지 않은 달콤함과 홈메이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티라미수는 오늘의 완벽한 정찬을 훌륭하게 마무리해줍니다.
포근하고 고요한, 토스카나의 까만 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서면, 평온하고 고요한 토스카나의 밤 풍경이 펼쳐집니다. 정적을 깨는 건 오직 나뭇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뿐인 이 곳에 서 있으면, 낮시간 저를 괴롭혔던 크고 작은 불안과 근심거리가 까맣게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미세 먼지 가득한 도심에서는 보기 어려운, 맑은 밤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별들도 놓치지 마세요.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숙박의 하이라이트, 일출 풍경
아그리투리스모 숙박의 하이라이트는 시시각각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해내는 하늘을 감상했던 아침 일출 시간이었습니다. 이 특별한 순간을 느끼기 위해 새벽 6시 전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이 풍경을 본 뒤에는 그 어떤 피곤함도 잊게 될 것입니다.
이 시각 토스카나 농가의 서쪽 평원에서는 어떤 풍광이 펼쳐지고 있을까요? 아직도 새벽 안개가 걷히지 않은 토스카나 서쪽 평원의 모습은 토스카나가 얼마나 광활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정성 가득한 아침 식사 (feat. 빵순이 노모를 감동시킨 빵부페)
아그리투리스모 숙박에서 뺴놓을 수 없는 조식 시간입니다. 아침 일찍 찾은 레스토랑에는 이미 다양한 홈메이드 케익, 오믈렛, 크로와상, 파이, 데니시가 과일, 음료수, 시리얼, 요거트 등과 함께 풍성하게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이 빵들을 구워냈을 농가 주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느껴지는 따뜻한 음식이었습니다. 농가 주인의 손자들이 엄마를 도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려준 커피 한 잔도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날 아침 식사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 건 바로, 이번 여행을 함께 한 저의 70대 어머니입니다. 빵순이인 저의 노모께서는 정성 가득한 빵들을 앞에 두고 “이렇게 행복한 느낌이 드는 곳에 자신을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진심을 다하여 말씀하십니다. 그 순간 만큼은 소녀 같이 행복해보이던 어머니의 모습에 이제야 모시고 와서 죄송하다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지 못했던 게 후회되네요.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를 떠나는 아쉬움
이제 다음 여정을 위해 아그리투리스모를 떠나야 할 때가 되자 아쉬움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곳에서 느꼈던 따뜻한 환대와 아름다운 풍경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여행 팁과 추천 사항
1. 아그리투리스모, 조금은 생소한 이 단어가 무슨 뜻인가요?
아그리투리스모(Agriturismo)란 이탈리아어로 농업과 여행을 뜻하는 “agrario”와 “turismo”가 결합된 단어로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형태의 숙박 시설을 의미합니다. 1960년대 후반 이탈리아 농촌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미국의 팜스테이(Farm stay)나 우리나라의 촌캉스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아그리투리스모는 현지 농산물로 만든 신선한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 전통적인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지속가능한 관광의 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 숙소 구하는 방법
아그리투리스모 숙소는 크게 주요 숙소 예약 사이트와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숙소 예약 사이트에서는 검색란에 “agriturismo”나 “farm stay”를 입력하면 농가 민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리스트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Booking.com “Agriturismo” 검색
- Airbnb “Tuscany Farmstay” 검색 결과
- Agriturismo.it
- Italy Farm Stay
3.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예상 비용
아그리투리스모 숙소의 비용은 위치와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1박에 100유로에서 200 유로 정도의 비용이 들며, 고급 시설이나 특별한 체험 활동을 제공하는 숙소는 더 높은 가격대일 수 있습니다. 성수기와 비성수기, 예약 시점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제가 머물렀던 아그리투리스모 Mocine는 2024년 4월 숙박 기준, Booking.com에서 조식 2인 포함 1박 159유로에 예약했습니다. 이탈리아 가정식 코스 요리가 제공되는 디너는 옵션이며 1인당 35유로이고, 와인은 별도 금액입니다. 참고로, 생수는 숙소에 머무는 동안 무제한으로 제공됩니다.
4. 가능한 체험 활동
아그리투리스모에서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농장 견학, 와인 시음, 치즈나 올리브 오일, 파스타 만들기 체험 등이 있으며, 계절에 따라 포도 수확, 올리브 따기 등 농사 체험도 가능합니다.
5. Last But Not Least
아그리투리스모에서의 숙박은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머무는 것 자체가 힐링인 경험입니다. 잠만 자고 나오는 숙박보다는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을 꽉꽉 채워 그곳에 머물러 보세요. 1박이 아닌 2박 이상 머무를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이상 제가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를 이용한 경험과 머무르면서 느꼈던 감동이 누군가의 다가오는 여행 계획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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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여행, 자동차로 토스카나 완전정복
2 Comments
Sunny Kim
이탈리아 아그리투리스모 여행기 정말 멋지네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곳인데,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yumsis
읽어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꼭 한 번 가볼만한 곳인 거 같아요~ 언젠가 아그리투리스모에 머무시는 날, 제 여행기를 떠올려주신다면 정말 행복할 거 같아요 ^^